주중에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은 영하의 추운 날씨다.
주말을 맞아 실내에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을 찾아 청주고인쇄박물관을 찾았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1985년 청주시 운천동 일대에서 『직지』 를 간행했던 흥덕사의 절터가 발견되면서 직지의 가치를 홍보하고 옛 인쇄문화 자료를 전시, 교육, 연구하기 위해 1992년에 개관하였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흥덕사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앞마당 왼편 주차장쪽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간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먼저 직지의 금속활자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직지, 활자의 빛이 되어 모두에게 이르다" 는 문구 옆으로 활자판들의 조형물이 보인다.


『직지』 의 전체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이라고 한다. 긴 이름의 의미를 잘 설명해 놓고 있다.

『직지』 에 관련된 역사적 연대를 연도별로 잘 정리해 놓았다.

금속활자본 『직지』 의 인쇄 특징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 놓았다.

청주시는 2001년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으로 등재시키고, 2007년 고인쇄박물관 일대를 ‘직지문화 특구’로 지정하여 직지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에는 전통의 금속활자인쇄술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을 개관하였으며, 2014년에는 근대의 납활자 인쇄술을 주제로 한 ‘근현대인쇄전시관’을 개관하였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은 박물관 앞 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금속활자 주조 시연과 옛 책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직지를 모티브로한 다양한 기념품을 판해하고 있어 한번 들러 볼만 하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직지』 하권의 모습이다. 상권은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런 세계적인 우리의 문화유산을 하루빨리 되찾아 와야 할텐데. 박물관에서 『직지』 의 실물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비록 『직지』 의 실물은 없지만 박물관 안에는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영상물과 금속활자, 목판 등 인쇄관련 다양한 볼거리들이 풍성하게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2층을 둘러보던 중에 복도에 전시된 옛 철당간*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1933년에 촬영된 사진이다.
* 당간은 야외에서 법회를 할 때 불화를 그린 기를 걸어두는 용도의 장대이다.
청주 용두사의 쇠당간으로 그 웅장한 자태를 엿볼 수 있다.
철당간의 아래에서 세번째 철통에 주물주조 양각으로 건립과정에 관한 내용이 돋아있는데 "준풍(峻豊) 3년"(고려 광종 13년, 962년)이라는 연호가 세겨져 있다.
"연호를 쓴다는 것은 시간의 창조이며, 역사의 시작이며, 주체성의 표현이다."라고 도올선생은 말했다. 제후국을 자처한 조선사 중심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국보1호로 이 철당간을 지정하는 게 더 맞다고도 하셨다.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보여주는 역사의 증거이다.

고인쇄박물관을 나와 흥덕사지를 둘러본다.
현재는 절터와 금당 그리고 석탑만이 복원되어 있다.

박물관 앞마당에서 몇 개의 계단을 오르니 눈내린 흥덕사의 절터와 금당이 눈에 들어온다.
청주 흥덕사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된 금속활자 인쇄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간행한 곳이다.
이 책은 고려 우왕 3년(1377)에 백운화상(1298~1374)이 『불조직지심체요절』을 간추려 엮은 것을 그의 제자들이 금속활자로 인쇄한 것이다.
이 책은 독일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 보다도 78년이나 앞서 인쇄된 것으로, 2001년 9월 4일 유네스크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흥덕사터는 1985년 발굴조사 결과 금당터와 강당터, 그리고 탑터와 이들을 둘러싼 회랑터의 일부가 발견되었다. 이와 함께 각종 기화와 전돌, 그릇 조각을 비롯하여, 청동으로 만든 금구(禁口), 작은종, 금강저(金剛杵) 등이 출퇴되었다.
현재의 모습은 발굴 결과에 의하여 금당과 삼층석탑을 복원한 것이다.



금당 내부에는 청주 운천동 출토 동종을 복원(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 원광식 복원, 2006)하여 전시하고 있다.
청주 운천동 출토 동종은 통일 신라시대 종(鍾)으로, 1970년 청주시 운천동에서 금동으로 만든 불상과 징 모양의 금구와 함께 출토된 것이다.
이 종은 다른 신라 종에 비해 문양이 단순하고 종위 길이가 짧다. 종위 몸통은 전형적인 한국종위 형태인 역항아리 모습을 취하며, 상대와 하대를 도드라지게 표현하였고 문양이 전혀 새겨지지 않은 점이 매우 독특하다.
내부에 모셔진 불상의 모습과 색상이 독특하다.
보물 98호인 충주 단호사( 丹湖寺) 철조여래좌상을 모형으로 150cm 높이의 철불좌상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절터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고인쇄박물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다.
눈 덮힌 흥덕사터의 모습을 한번 더 돌아보고 여행을 마무리한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을 돌아보고 나오면 3시간 무료 주차권을 제공해 준다. 물론 3시간을 넘기면 따로 정산을 해야한다.
기대 보다 볼거리가 더 많았던 박물관 관람에 주차까지 무료라니 청주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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