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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다리는 반구대 암각화

by 공간여행자 2025. 5. 8.

어린이 날이자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울산광역시 울주군 대곡리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를 다녀왔다.

 

 

반구대 암각화 들어가는 입구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주차 후 이동 거리가 다소 길어 암각화박물관 입구에 주차하고 걸어서 들어간다.

반구교에서 바라본 대곡천의 모습이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반구교를 건너면 반구대 암각화로 가는 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반구교에서 암각화까지는 1.2km 거리다.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까지도 1.2km 거리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지만 천전리는 대곡박물관 쪽으로 가는 것이 더 좋다.

 
 
울주 반구천 일원의 주변을 안내하는 안내판이 서있다.

 
 
반구대 암각화로 들어가는 길은 대곡천을 끼고 계속 이어지는데 주변 경관이 수려하여 짧은 구간에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집청정(集淸亭)의 모습이다.

집청정은 경주최씨 정무공파(貞武公派) 파조 청백리 병조판서 최진립(崔震立) 장군의 증손 운암 최신기(1673~1737)가 세운 정자다. 집청정(集淸亭)은 맑음을 모은다는 뜻이며 오른쪽에 청류헌(聽流軒-물흐르는 소리를 듣다), 왼쪽에 대치루(對峙樓-서로 마주함)를 두고 있다.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鄭敾)의 '반구'와 겸재 또는 그의 손자 정황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언양반구대'에도 집청정으로 보이는 정자가 묘사되어 있다.

집청정은 반구대를 찾는 시인 묵객의 소통의 장이 되었으며, 조선후기부터 대한제국까지 284명의 시인이 400여 편의 시를 남겼다. 그 작품들을 운암의 후손 최준식이 정리하여 한 권의 책(集淸亭詩集)으로 묶었다. 집청정시집에는 숙종과 영 ·정조 때의 문신, 학자, 경상도 관찰사, 인근지역 수령들이 이름을 올렸으며, 숙종 때의 문신 권해의 반구제영(盤龜題詠)도 실려 있다.

지금도 집청정은 옛 정신을 살려 지역 문인의 창작과 소통의 장소로, 예와 도를 배우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집청정을 지나 멀리 활짝 핀 두 그루의 이팝나무가 만들어 내는 대곡천의 모습이 화사하면서도 맑고 수려하다.

 
 

집청정을 지나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길 왼편으로 반구서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려말 충신 포은 정몽주는 고려 우왕 1년(1375) 성균관 대사성의 벼슬에 있으면서 중국 명나라를 배척하고 원나라와 친하게 지내려는 친원배명 정책에 반대하다가 언양(울산 울주군에 위치)에서 1년 넘게 귀양살이를 하였다. 그동안 자주 반구대에 올라 "중앙절 감회"라는 시를 짓는 등 많은 자취를 남겼다. 그 후 지역인들은 선생을 추모하여 반구대를 '포은대'라 명명하기도 하였다.

조선 숙종 38년(1712) 언양지역 유생들이 포은 정몽주, 회재 이언적, 한강 정구 세 분을 추앙하여 반구서원을 세우고 제사하였다. 그러나 고종 8년(1871)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따라 문을 닫게 되었다.

반구서원에서 대곡천을 건너다 보면 '반구서원 유허비'가 보인다. 대곡천을 건너서 들어가 볼 수도 있지만 잠깐 건너다 보며 구경만 하고 지나간다.

유허비란 한 인물의 옛 자취를 밝혀 후세에 알리고자 세우는 비석으로, 반구서원 유허비는 고려 말 충신 포은 정몽주(1337~1392) 선생의 학덕을 기리고 있다. 조선시대 지역 유림들이 포은대영모비(1885), 포은대실록비(1890), 반고서원유허비(1901) 3기의 비석을 차례로 세웠으며, 1965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대곡천이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선정되었음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울주 대곡리 연로개수기'

반구대 암각화로 들어가는 이 길이 너무 좁고 미끄러워 지나는 사람들이 떨어지는 사고가 종종 있어, 1655년(효종 6년) 낭떠러지 길을 개보수 하였으며 이를 기념하여 그 내용을 바위에 새긴 것이 연로개수기이다.

연로(硯路)라는 말에서 이곳이 벼루처럼 미끄러운 바윗길이였음을 할 수 있다.

 
 

동매산을 감싸고 도는 물길이 막혀 생성된 것으로 보이는 논들의 끝자락을 막아 만든 소류지를 건너가는 데크길이 차분하고 고요하다.

데크길을 지나가면 대나무 숲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대나무 숲길을 지나 오니 '대곡리 공룡발자국화석'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바로 앞이라 잠깐 내려가서 공룡발자국화석을 둘러본다.

 
 

대곡리 공룡발자국화석은 약 1억년 전의 전기 백악기 시대의 것으로 2000년 11월 9일 울산시 문화재자료 제13호로 지정되었다.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발자국 화석이라고 한다.

 
 
공룡발자국화석을 지나 반구대 암각화로 들어가는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반구대 암각화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보이는 관광안내소 건물 앞으로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잠시 쉬면서 앉아서 주변 경관을 둘러볼 수 있다.

 
 

오른쪽으로는 반구대 암각화를 자세하게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대곡천 건너 '반구대 암각화'가 보인다.

대곡천으로 내려가 가까이서 보고 싶지만 내려가서 보는 것은 사전에 허가 받지 않은 사람들은 불가능하다.

건너편에서 바라보니 암각화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도움을 받아 줌으로 당겨서 보니 희미하게 암각화가 눈에 들어왔다.

 
 

암각화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광학망원경과 전자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데, 전자망원경으로 보니 암각화가 좀 더 자세히 보였다.

 
 

암각화 전체 내용이 소개된 소형 탁본이 보인다.

이렇게 많은 암각화가 있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나 전자망원경으로 당겨서 볼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 아쉬웠다. 일반 관광객도 가까이 가서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마도 보존을 위해 금지하고 있는 것 같다.

 
 

반구대 암각화를 둘러보고 나와 차량을 주차한 울산 암각화박물관을 관람했다.

 
 

암각화박물관 내부에 설치된 암각화 모형이다. 암각화를 보다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았다.

 
 

암각화에 새겨진 다양한 그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 자료들이 잘 전시되어 있다.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모형도 설치되어 있다.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직접 가서 보는 것을 권한다. 반구대암각화와 달리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바로 앞에서 눈으로 직접 자세히 볼 수 있고, 근처에 위치한 대곡박물관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수 년 전부터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등재가 되지는 않았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의 수위가 높아지면 물에 잠긴다. 암각화가 계속해서 물에 잠겼다 나왔다를 반복하면서 훼손이 점점 더해진다고 하니 빨리 대책을 마련하여 잘 보존되었으면 한다.

올 해 7월에 파리에서 다시 등재를 결정하는 회의가 열린다고 하니 이번에는 꼭 등재가 결정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