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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2025. 1. 14)

by 공간여행자 2025. 1. 14.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부제 :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은 1963년에 출간된 책이다
 
11월 말부터 잡고 있던 이 책을 거의 한 달 반 만에 완독 했다.
 
2018년 초여름에 울주선바위도서관에서 대출받아 처음 읽었던 책이지만 그때는 사실 완독에 실패했다. 개략의 내용만 파악하고 2주의 시간이 흘러 반납하면서 언젠가 다시 읽기 위해 책을 구매해 두었지만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책장에 꽂혀만 있는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한나 아렌트의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굉장히 유명하고 많이 알려진 책이지만 사실 읽기에는 쉽지 않다. 영어에 능통하지 않은 저자가 영어로 쓴 책을 다시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도 있겠지만 철학적 표현들도 많고 알지 못하는 개별적 사건들도 너무 많은 아무튼 난해하다.
 
문해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글자를 읽어도 뜻을 파악 못하는 문장들이 많았다. 그래도 완독 하기로 마음먹고 끝까지 읽었고 저자의 논점을 놓치는 부분이 많았지만 대략의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그럭저럭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저자의 의도를 오독한 곳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많은 부분의 내용을 보충학습 하면서 읽느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린 것 같다.

 
 
이 책은 1960년 이스라엘의 첩보기관인 모사드가 아르헨티나에서 나치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을 납치하여 이스라엘로 압송하여 실시한 재판을 다룬 책이다.
 
아이히만은 예루살렘에서 기소되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재판을 받게 되는데 미국에 있던 아렌트가 한 잡지사의 후원을 받아 이 재판을 참관하면서  작성한 보고서가 책으로 출간된 것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아렌트는 이 보고서를 통해 유대인 학살 전범인 아이히만이 대단히 악마적 존재가 아닌 평범한 심지어 아주 바람직한 아버지이자 남편이었다는 것으로부터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게 된다. 
 
물론 이것으로 인해 많은 유대인으로부터 비판과 논란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로 인해 논란에 대한 후기를 추가한 개정판도 내게 된다.
 
체포 과정의 불법성, 예루살렘에서의 재판과 적용 법률의 적절성 등 많은 논란이 있었고, 불성실한 변호사와 무국적자로 되었지만 사실상 독일인에 대한 서독의 외면 등 아이히만의 재판이 공정했느냐는 많은 부수적인 문제를 남기고 결국 아이히만은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되고 2일이 지난 시점에 전격적으로 교수형이 집행되었다. 
 
아이히만은 직접 유대인을 절멸시키는 이른바 최종 해결책을 직접 실행하지는 않고 유대인 이송만을 진두지휘 했지만 일반적으로 살상을 직접 수행한 사람으로부터 멀리 있을수록 책임은 더 증가한다는 판결문의 내용이 실현된 것이다.
 
이로서 이스라엘이 이 재판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은 일정 부분 달성되었지만, 저자는 국제재판소에서 인류에 대한 범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내고 있다.
 
아이히만 자신은 단지 명령에 따라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업무만을 수행했고 그것은 죄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책을 읽는 중에 우연히도 현실의 우리 사회에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고, 불법적인 명령은 거부하고 따르지 않아야 하며 그로 인해 처벌받아서는 안된다는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된 것 같다.
 
끝가지 내용을 읽은 것인지 글자만 본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내용 파악이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 독서량의 부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책 좀 많이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