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가을의 한가운데에서 통도사의 말사로 비구니들의 수도처인 가지산 아래 위치한 석남사를 찾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통도사의 말사이며, 한때 그 아름다움이 영남 제일이라는 뜻으로 석남사(石南寺)라 하기도 하였다. 석남사는 824년(헌덕왕 16)에 도의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시기 소실되었으나, 1666년(현종 7) 언양현감 강응이 재건을 시작하였고 그 뒤 1674년(현종 15), 1803년(순조 3), 1912년에 각각 중수되었다. 이후 한국전쟁 때 폐허가 되었지만 1957년 비구니 인홍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사찰의 면모를 일신하여 현재에 이르렀으며 이때부터 비구니들의 수행처가 되었다.
여느 사찰의 일주문과 같이 석남사 일주문에도 산이름과 절이름을 같이 적은 '가지산석남사(迦智山石南寺)'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차분하고 고요한 숲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가을비가 계속되는 날 중에 잠깐 흐린 날에 찾아서 그런지 숲길은 더욱 고요하다.
일주문에서 대웅전이 있는 절 마당까지 700여 미터의 짧은 거리이지만, 구름이 가지산 중턱까지 내려앉은 흐린 날씨 탓인지 사찰로 오르는 길은 길 위로 빠르게 내려앉는 습도 높은 공기방울들 처럼 찾는 이들의 근심과 걱정을 모두 내려 놓기에 부족함이 없는 거리다.


사찰로 오르는 길 중간쯤에 소박하고 단아한 부도전이 위치하고 있다.

몇 일째 계속된 가을비에 사찰로 오르는 길 옆 계곡에 불어난 물소리가 방문객의 머리속에 남아있는 일상의 크고 작은 상념들을 씻어내려 가는 듯 하다.

안개인 듯 구름인 듯 산 중턱에 걸쳐 있는 농도 짙은 수분들이 금방이라도 물방울로 뭉쳐져 비로 변해 사찰로 내려올 것만 같다.


석남사로 들어가는 두 갈래 길 중에 계곡 왼쪽으로 오르는 길은 공사로 인해 막혀있다. 오른쪽 청운교와 섭진교를 건너 사찰로 들어간다.




대웅전과 마주보는 누각 침계루를 통해 절 마당으로 들어선다.

침계루 밑 계단으로 올라서면 3층석가사리탑과 그 뒤로 대웅전의 모습이 보인다.

대웅전 앞에 자리한 삼층 석탑은 창건주 도의국사가 신라 헌덕왕 16년에 세운 15층 대탑이 임진왜란 때에 파괴퇴어 탑신만 남아있던 것을 1973년 인홍스님이 삼층탑으로 다시 세우고 탑속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셨다.
스리랑카 사타시싸스님이 부처님 사림삼과(三課)를 모셔와 이과(二課)는 가야산 묘길상보에 봉안하고 일과(一課)는 이탐에 봉안하였다 한다.
탐의 높이는 11m, 폭은 4.75m 이다.

'울주 석남사 승탑'이라는 표지판을 보물 제369호(1963. 1.21. 지정)인 승탑으로 올라간다.



승탑의 높이는 3.53m 이고 팔각원당 형태를 하고 있다. 도의국사의 사리탑이라고 전하는데 정확히는 알수 없다.
통일신라 말기 승탑양식을 잘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이라 한다.

조사전의 모습이다.
안에는 창건주 도의국사를 비롯한 9선사의 진영도(스님들의 초상화)가 모셔져 있다.

극락전(지극히 안락하여 아무 걱정이 없는 곳)은 1974년 인홍스님이 신축한 건물로 다포식 팔각지붕에 화려한 금단청이 되어 있다.
내부에는 아미타부처님을 주불로 왼쪽에는 대세지보살과 오른쪽에는 관세음모살이 모셔져 있다.

극락전 앞 삼층석탑은 원래 대웅전 마당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을 1973년 4월에 극락전 앞으로 옮겨왔다.
신라말 고려초의 탑으로 추정된다.
높이 2.5m로 규모는 작으나 통일신라시대의 일반적 양식을 따르고 있다. 탑 모서리의 각을 줄여 둥글게 조각하였으며, 상륜부는 보수되었는데 노반석, 앙화, 보륜, 보개 등을 갖추고 있다.

종각은 침계루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2층 건물로 예불이나 법회 등의 의식을 할 때 소리를 내는 사물(四物 -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을 비치하고 있다.

사찰로 들어올 때 올라왔던 계단이 아래로 보이는 대웅전 앞뜰에서 본 침계루의 모습이다.

침계루와 종각 앞을 흐르는 계곡을 잇는 다리를 건너 내려오는 길은 올라올 때 본 공사 현장으로 연결되어 진입이 불가하다.

앞서 둘러본 곳들 외에도 석남사에는 금당, 장수원, 심검당 등 여러 선원(사찰에서 참선 수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있지만 스님들이 공부하거나 참선을 하는 곳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짭은 시간 석남사를 돌아보고 올라왔던 길을 돌아 내려가서 일주문으로 나선다.

일주문을 나와 도로를 건너면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곳에 상가건물이 위치하고 있다.
다양한 지역 특산물과 맛있는 메밀 막국수도 팔고 있어 번뇌를 비워낸 후 허기가 질 때 출출한 배를 채워갈 수 있는 곳이다.

주말이지만 흐린 날씨 탓인지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가을의 추억, 밀양 8경 표충사 (0) | 2026.02.10 |
|---|---|
| 미술과 친해지기, 「울산시립미술관」 (feat. 지관서가) (0) | 2026.02.09 |
| 맨발로 걷기 좋은 땅뫼산 황토숲길 (5) | 2025.08.25 |
| 광복절을 앞두고 다녀온 송정 박상진호수공원 (8) | 2025.08.19 |
| 솔바람길 따라 다녀온 청도 운문사 (2) | 2025.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