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진화가 만들어낸 '지상 최대의 쇼'

공간여행자 2025. 3. 21. 21:23

지상 최대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는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들은 대부분 유명한 베스트셀러이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들은 다음과 같다.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  1976년

「확장된 표현형 (The Extended Phenotype) 」-  1982년

     → 이 두책은 '자연선택'이라는 친숙한 이론을 낮설게 바라보는 시각을 제안한 책

 

「눈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 」-  1986년

     →  진화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주된 장애물을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집중한 책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  2006년

       →  신은 존재하지 않는 다는 논증을 펼치며, 종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책

 

「지상 최대의 쇼 (The Greatest Show on Earth) 」-  2009년

    →  진화 '이론'이 사실이라는 증거들을 간추려 설명한 책

 

「신, 만들어진 위험 (Outgrowing God: A Beginner's Guide) 」-  2021년

     →  인류를 위협하는 비합리적인 믿음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파헤친 책

 

"우리 주위는 너무나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들로 가득하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며, 무작위적이지 않은 자연선택에 의한 결과다. 이것은 진화가 펼쳐낸 지상 최대의 쇼다."

 

도킨스는 이책을 통해 진화론은 오늘날 우리가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하나의 이론임을 설명하고 진화론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증거들을 보여주는데 주력하였다.

 

이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들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워낙 방대한 책의 내용을 짧게 요약해 보려 했는데 하나하나의 내용이 다 놓칠 수 없는 내용들이라 갈수록 길어져 양이 많아졌다. 

 

1. 그저 하나의 이론?

 

오늘날 많은 과학 교사들이 진화론을 가르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창조론자인 성직자들과 신앙을 가진 부모들, 아이들 심지어 정부까지도 진화론을 학교에서 가르치는데 해를 끼친다.

 

과학자들은 진화론을 모종의 설명으로 제공된 어떤 사상들이나 진술들의 체계라는 정의로 '이론'이라는 단어의 뜻을 사용하고 있으나 창조론자들은 모종의 설명으로 제안된 가설, 즉 가정, 추정의 뜻으로 '이론'이라는 단어를 쓴다. 다윈의 진화론은 "어떤 사상들이나 진술들의 체계"다. 관찰이나 실험을 통해 입증된 가설이고 보편적인 지적 합의에 의해 일반법칙이나 원리로 여겨진다. 가정, 추론, 추정과는 거리가 멀다.

 

오늘날 우리는 진화를 사실이라 부르지만 1838년 다윈의 시대에는 진화는 증거를 더 모아야 하는 가설이었다. 종의기원이 출간된 1859년 다윈은 진화를 주장하기에 충분한 증거를 모았지만 자연선택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 종의기원을 통해 가설을 사실로 격상시켰다.

 

도킨스는 이 책을 통해 진화가 사실임을 다시한번 보여준다. 진화는 우리 안에 있고, 우리 밖에 있고, 우리 사이에 있다.

 

 

2. 개, 소, 그리고 양배추

 

다윈이 등장하기까지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진화의 발상을 인류는 왜 그렇게 늦게 떠올렸을까? 방대한 시간과 종교적 교리에 억눌렸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복잡한 생명을 보고 기술자가 설계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현혹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진짜 범인은 본질주의라고 하는 철학사조, 즉 플라톤의 마수가 진화의 발견을 가로막았을 것이다. 생물학도 나름의 본질주의에 시달려 왔다. 이상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고 본질을 벗어난 것을 흠이라고 간주했기 때문이다. 진화적 생명관은 본질로 부터 멀어진 형태이다. 그러나 진화과정 중 어느 세대에서도 개체군의 최빈값 형태는 바로 앞이나 뒤 세대의 최빈값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양배추는 본질주의와 종의 불변성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채소다. 늑대를 개로 조각해낸 것도 친숙한 사례다. 인간 사육가를 조각가로 본다면 그들이 조각해 내는 것은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풀이다. 현 세대의 전형적인 개체는 하나의 표본이며 수년간 깍고 다듬어진 것은 유전자풀이다. 우리는 개의 가축화를 통해 유전자풀을 변화시키는 것이 상당히 쉬운 일임을 알 수 있다. 짧은 기간의 유전자풀을 조각하여 가져온 변화를 볼 때 수천만년이나 수억년 동안에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3. 대진화의 꽃길

 

다윈은 위대한 통찰인 자연선택으로 곧장 독자들을 안내하는 대신  먼저 「인위선택」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도운 뒤, 「자연선택」으로 넘아가 자연스럽게 자연선택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독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예를 들어 설명한다.

 

사육가들의 인위선택으로 몇 백년 만에 들개를 페키니즈로, 야생 양배추를 콜리플라워로 바꿔놓은 것 등의 사례들을 설명하고, 몇 백년 만에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다면 지구에 생명이 출현한 이래 긴 시간동안 얼마나 큰 진화적 변화가 가능한지를 역설한다.

 

 

4. 침묵과 느린 시간

 

이 장에서는 진화의 증거들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어떻게 암석의 연대를 알아내고, 그 안에 묻힌 화석의 나이를 알아내는지 그 방법에 대해 먼저 설명한다. 생명이 지구 위에서 작동해 온 시간의 규모가 수억 년으로 측정된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침묵의 느린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나이테시계, 방사능시계, 탄소시계, 분자시계 등이 있다.

 

 

5. 바로 우리 눈앞에서

 

진화는 인간의 짧은 생애로는 목격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생중에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진화사례도 있을까. 그렇단 간간히 존재한다.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으로 인한 우간다 코끼리의 엄니무게가 짧은 기간에 감소한 사례, 크로아티아 해상 포드 므르차라 섬으로 옮겨진 도마뱀들이 초식으로 인해 37년만에 변화한 사례, 미시간 주립대 리처드 렌스키의 박테리아 실험 등 적지 않은 진화의 사례를 만나 볼 수 있다.

 

 

6. 잃어버린 고리? 뭘 잃어버렸단 말인가

 

진화론을 부정하는 창조론자들의 주장은 화석기록의 빈틈이다. 진화의 중간형태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화석증거들의 빈틈은 꾸준히 메워지고 있다.

 

물론 화석이 없이도 진화가 사실임을 증명할 수 있다. '화석기록의 빈틈(gap in the fossil record)'의 옛 이름은 일어버린 고리(missing link)였다.

 

인간과 원숭이의 중간형태는 없다. 인간은 원숭이에게서 진화한 것이 아니다. 공통의 선조가 있을 뿐이다. 캄브리아기 폭발에 선행하는 빈틈은 화석화에 적합하지 않은 몸이 문제이지 그들이 창조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7. 잃어버린 사람들? 다시 찾은 사람들

 

인간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인간의 진화에 있어 잃어버린 고리는 무엇인가. 완전하게 이어진 화석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해도 최초의 호모 같은 건 없다.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최초의 호모도 그 부모와 자식은 완전히 똑 같을 겅시다.

 

진화는 점직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300만년 전 직립 보행하는 침팬치 루시에서부터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르가스테르, 호모 에렉투스를 거쳐 호모 사피엔스까지 인간의 잃어버린 고리를 메워줄 수 많은 중간단계의 화석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명명상의 관행을 문제 삼으며 역사 부인론자들인 창조론자들이 진화과정은 매끄럽게 이어진 부모들과 자식들의 연속과정임을 부정하고 중간단계가 없다는 증거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도킨스는 "일단 가서 보세요"라고 잘라 말한다.

 

 

8. 우리가 아홉 달 만에 스스로 해낸 일

 

발생학에는 난자에 정교한 인간의 몸 전체가 들어있다는 전성설(청사진)과 조리법이나 컴퓨터 프로그램 같은 후성설이 있다. 그러나 DNA는 청사진이 아니다. 우리의 몸에서 DNA가 재구성되지는 않는다. 성인의 형태로 빚어진 아담과 달리 현실의 모든 몸은 배아 → 태아 → 아기 → 어린이 → 청소년의 여러 단계를 거치며 발달한다.

 

세포들이 베아 계보도에서 서로 갈라질 때 어떻게 각기 형태와 성격을 바꾸어 다양한 종류가 되는지는 세포분열에서 두 딸세포의 유전자는 서로 같지만 주변의 화학물질은 서로 같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같은 유전자가 켜지지 않는 것이다. 바로 비대칭적 세포분열이다.

 

어떤 동물이든 세포들은 유전적으로 다 같음에도 불구하고 몸의 부위에 따라 다른세포가 되는 까닭은 짧은 배아 발생과정에서 비대칭적 세포분열의 역사를 밟아왔기 때문이다.

 

발생에는 전체적인 계획도, 청사진도, 건축가의 설계도, 건축가도 없다. 배아의 발생과 성체의 발달은 국지적 규칙들을 지키며 지역적 기반에서 상호작용하는 세포들에 의행 수행된다. 유전자들이 성체의 형태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배아 발생과정을 통제한다.

 

성공적인 유전자들이 성공적이지 못한 유전자들에 비해 유전자 풀에서 더 많이 생존하는 것, 그것이 자연선택이다. 자연선택은 유전자를 직접 선택하지 않는다. 유전자의 대리인인 개체의 몸을 선택한다. 유전자의 생존여부는 그것이 만들어낸 몸의 생존여부와 밀접하게 엮여있다.

 

복잡성은 기나긴 진화의 시간을 거치면서 서서히 누적되어 간다.

 

 

9. 대륙의 방주

 

세상에 섬이 없다면 지구 위의 생명은 극도로 지루했을 것이다.

 

모든 종은 다른 모든 종과 친척이다. 새로운 종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한 종이 두 자식 종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분화'라고 부른다. 종 분화의 전주곡은 일반적으로 지리적 격리라고 본다. 바다, 산봉우리, 숲, 강 등 지리적 장애물은 '섬'이 생긴 것과 같다. 세월이 흘러 분화한 두 종이 다시 재회하더라도 교배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최초에 모종의 우연한 격리가 필요한 곤총의 동지역 분화는 예외로 볼 수 있다.

 

지리적 의미의 섬들이 비유적 의미의 유전자 섬들에게 진화의 배경을 제공한다는 원리는 다윈의 축복받은 젊음의 땅 갈라파고스 군도를 통해 그 원리를 깔끔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주 짧은 기간동안의 진화으 증거들도 많다. 아프리카 말라위 호수, 빅토리아 호수 등의 시클리드, 오스트레일리아의 유칼리 나무와 포유류 동물상(유대류) 등이 있다.

 

우리는 모든 대륙과 모든 섬의 동식물 분포를 이해하고자 할 때 원래 이들이 부재했다가 한 종이 이동해 와서 다양한 목적에 맞게 변형된 것이라 상상할 수 있다.(갈라파고스 핀치에 대한 다윈의 통찰)

 

창조이론에는 문제점이 있다. 정말 동물들이 노아의 방주에서 나와 퍼졌다면 지금 동물들의 지리적 분포는 설명되지 않는다. 왜 유대류는 오스트레일리아에만 있을까. 왜 빈치류 목 전체는 남아메리카에만 있을까. 특정 섬에 존재하지 않는 개구리목을 설명하지 못한다.(왜 그곳에서는 창조되지 말아야 하는지)

 

다윈은 종의 지리적 분포가 진화이론에 중요하는 것을 알았다. 동식물의 진화를 받아들이면 대부분의 사실을 설명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다윈은 대륙을 연결하는 지금의 잠겨버린 큰 육지로 된 다리라는 발상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았다. 지구 표면의 대륙이 움직인다는 현대의 증거들을 그가 보았다면 틀림없이 환희했을 것이다. 그 증거들은 동식물 분포의 주요한 특징들, 특히 화석 분포의 특징들을 아주 잘 설명해준다. 진화가 사실이라 결론 내릴 수 밖에 없다.

 

대륙이 멀어지는 속도는 손톱이 자라는 속도에 비유되곤 한다. 두 대륙이 수천킬로미터 떨어져 있다는 것은 지구의 나이가 성경에서 말하는 바는 달리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방사능 연대측정의 증거와도 합치한다.

 

판구조론에 따른 대륙이동 이론으로 세계 여러 섬의 동식물 분포도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대륙을 둘로 쪼개고 거대한 두 땅이 반대 방향으로 나르는 경우, 대륙마다 동식물 승객들이 타고 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대륙의 방주이다.

 

 

10. 친척들의 계통수

 

포유류의 골격 구조에는 상동성이 있다. 포유류인 사람과 박쥐 뿐만아니라 포유류가 아닌 익수룡도 그렇다. 날도마뱀, 날원숭이 등도 날개막을 지탱하기 위한 변형된 뼈와 꼬리가 있지만 모두 포유류와 상동기관이 있다.

 

말발굽은 가운데 손가락과 발가락이다. 광대한 시간동안 무한한 종류의 변경이 있었지만 변형된 형태 각각은 원본의 자취를 확연히 가지고 있다.

 

북아메리카의 말과 남아메리키의 리토프테르나는 우연히 같은 방법으로 가운데 발가락 끝에 같은 모양의 발굽을 길러냈다.

 

모든 육상 척추동물의 골격구조는 동일하다. 각각의 기능에 따라 길이, 모양, 크기 등은 다르게 진화했지만 기본구조는 동일히다. 공통선조에서 유래하여 선조의 골격이 시대를 거치며 변형된 것이다. 단순한 가지치기로 구성된 선조들의 나무, 바로 계통수이다.

 

다윈 이전의 창조론자들이 이러한 유사성의 패턴을 설계자의 마음에 여러 주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당황스러운 해석을 구축했다.

 

도킨스는 창조론을 비판하기 위해서 '빌려오기 없음'을 얘기한다. 왜 좋은 기능을 빌려와 창조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새들의 깃털을 박쥐에게 심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이는 공통선조로 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계통수라 말한다.

 

외무가 너무 닮아서 빌려오기 가설을 물리칠 수 없는 것 같은 사례도 있지만(돌고대와 만새기 등) 그들의 몸에 수많은 역사적 특정이 쓰여있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포유류와 유대류는 각각 다른 지역에서 수렴진화하여 인상적일 정도로 서로 닮았지만 창조자가 '빌려오기'를 했다고 볼 만큼 많이 닮지는 않았다.

 

박테리아는 DNA 발상을통해 유전자를 교환 할 수 있어 빌려오기가 가능한 것 처럼 보이지만 동물들 사이세서는 거의 전적으로 성적 교접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종이 분리되면 유전자를 교환할 수 없다.

 

갑각류는 단단 관들오 구성된 외골격을 가진다. 그 안에 부드러운 부분을 담아 보호한다. 게들과 가재들도 다른 동물들에 상응하는 부분을 반드시 찾을 수 있다. 모든 갑각류가 공통선조로 부터 골격 설계를 물려 받았다는 것이다.

 

다시 톰슨은 모눈종이에 한 동물을 그린 뒤 종이를 뒤틀어서 다른 동물의 형태로 바꿀 수 있다는 변경기법을 소개했다. 우리는 이 변형기법을 통해 상동성 개념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한 기관을 왜곡해서 다른 기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는 상동기관이라 부를 수 있다. 수학용어로 '위상동형'이다. 상동적인 닮은 꼴은 고통서조로 부터 물려받은 특징으로 정의된다.(선조를 공유하는 게 아니라 기능을 공유하기 때문에 닮은 꼴에 대해서는 '상사성'이라는 단어가 쓰인다.) 상동 형태들의 폭넓은 존재는 진화의 증거가 된다. 비교동물학적 증거들은 화헉 증거들 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진화가 사실임을 알려준다.

 

해부학적 비교에 분자유전학적 비교가지 더해지면 한층 설득력있는 비교학적 증거가 갖춰진다.(다윈은 알 수가 없었다.) DNA 혼성기법으로 사람과 침팬치가 유전적으로 98% 동일함을 알 수 있다. DNA(혹은 단백질) 비교 증거는 동물쌍들간의 관계가 먼지 가까운지 결정하는데 쓰일 수 있다. 이것은 강력한 진화의 증거이다.

 

유전자들을 비교한 증거는 화석증거들 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고 단 하나의 생명 계통수를 향해 빠르고 확실하게 수렴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발전 속도로 볼때 머지 않아 우리는 상세한 DNA 비교를 통해 모든 종과 다른 종의 실제 진화적 연관관계에 대한 지식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생물을 포함하는 하나의 생명계통수는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분자시계는 진화 자체의 특정 측면들이 고정된 속도로 진행된다고 가정한다. 진화속도의 측정단위 '다윈', 100만년동안 다리 길이가 e(2.718...) 만큼 증가했을 때 그 진화속도를 1다윈이라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유전적 변화(표현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유전적 변화) 분자 수준의 유전적 변화들은 중립적이며 속도가 일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사되지도 번역되지도 않는 유사유전자는 분자시계의 완벽한 조건이다. 사람의 경우 게놈의 95%는 차이를 빗지 않는다는 면에서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돌연변이는(중립적인 돌연변이) 자연선택에서 감지되지 않지만 분자유전학자들에게 감지되는 돌연변이이고 이는 분자시계를 위한 이상적인 조합이다. 개선을 향한 진화에서 긍적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선택되는 것은 중립적이지 않은 소수의 돌연변이다.

 

돌연변이가 고정되는 확실한 방법은 자연선택의 선호를 받는 것이다. 우연히 고정되는 경우도 있다. 대안들이 유전자 풀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분자시계에서는 고정된 유전자가 중요하다. 그 종의 유전자 풀에서 거의 보편적인 존재가 된 유전자다. 한종의 고정된 유전자는 다른 종의 고정된 유전자와 비교함으로써 두 종이 언제 갈라졌는지 추정할 수 있다. 유전자마다 특징적인 전환율(새로운 돌연변이가 무작위적인 우연에 의해 고정되는 통상의 속도)이 있다.(평균속도가 일정)

 

분자시계는 진화가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작동하기 때문에 분자시계를 진화의 증거로는 쓸 수가 없다.

 

 

11. 우리 몸에 쓰인 역사

 

생물의 몸에도 온통 생물의 역사가 쓰여 있다. 흔적이 된 우리 몸의 털은 우리 몸 구석구석에 우리 역사가 쓰여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진화가 실제도 발생했을을 보여주는 설득력 있는 증거다.

 

돌고래 사례를 보면 아가미가 없고 폐가 있다. 머리 꼭대기에 열린 콧구멍과 분수공 등, 돌고래와 포유류의 주름진 뇌에도 역사가 아로새겨져 있다.

 

타조와 에뮤,  키위 등에는 날개의 흔적이 남이있다. 개미와 개미들 따라 땅속으로 들어간 곤충들이 지하에서 날개를 일어버렸다.

 

빛이 없이 캄캄한 동굴에 사는 수많은 동물이 눈을 잃어버리거나 축소시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눈이 멀었다. 흔적기관이 된 눈은 진화의 증거다.(창조주는 기능하이 않는 눈을 왜 만들었는가?)

 

일반적인 진화과정에서 굵직한 돌연변이가 등장한 뒤에 거의 언제나 수 많은 땜질 작업을 거쳐야 한다. 대체로 옳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돌연변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 후 자연선택은 수 많은 작은 돌연변이를 선호함으로써 뒤청소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눈이 최초 설계에 심각한 실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잘 보이는 것이다.

 

뒤집혀 장착된 망막처럼 척 보기에도 멍청한 실수는 지적설계에서 온 것이 아니라 역사에서 온 것이다. 기림의 미주신경은 우회는 잘 설계된 생물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사실과 먼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사례다(되돌이 후두신경)

 

왜 자연선택은 제도판으로 돌아가서 합리적인 방식으로 전면 조정하지 않았을까? 포유류의 되돌이 후두신경은 설계자 개념을 반박하는 좋은 증거라는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사례들은 '지적 설계'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입지를 약화시킨다.

 

생명의 완벽하지 못한 면들을 보여줌으로써 의도적인 설계를 강력하게 부인하여 '지적이지 못한 설계'로 청조자란 없음을 보여준다.

 

 

12. 무기경쟁과 전화적 신정론

 

지적 설계자가 있다면 생태계 전체를 낭비와 쓰레기가 없이 세심하게 설계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

 

광합성을 하는 엽록체는 사실은 초록 박테리아의 직계 후손이다. 엽록체는 식물세포 안에 있으면서도 박테리아 처럼 독립적으로 증식한다. 대사(동식물세포 속에서 당이나 여타 연료를 천천히 태워서 에너지를 내놓는 일)를 담당하는 박테리아도 한 때는 자유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더 큰 세포 안에서 번식하게 된 미토콘도리아다.

 

생명을 움직이는 모든 에너지는 결국 식물이 잡아낸 햇빛에서 나온다. 계획 경제라면 숲의 공중에 뜬 천개는 낭비다.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죽마로 투입되어 낭비된다. 설계된 경제라면 키 큰 나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의 경제는 계획 경제가 아니다. 식물 개체는 다른 종과 경쟁하면서 커진다.

 

포유류 중에서 가장 빠른 다섯 종은 모두 사냥감아니면 사냥꾼이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자연서택은 포식자 종으로 하여금 갈수록 먹이를 잘 잡게 하고 먹이감 종으로 하여금 갈수록 포식자를 잘 피하게 한다. 진화적 시간 규모로 펼쳐지는 진화적 무기경쟁에 참여한 상태다. 자연선택은 한 개체군의 경쟁 개체들 사이에서만 선택을 한다. 자연선택은 최후의 일각까지 가장 경쟁력이 있는 유전자를 선택한다. 그 개체군을 멸종으로 몰아갈지라도.

 

계획작나 설계자가 경제학자가 아니라 도덕적 설계자라고 상상하면 고통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연은 고통에 흥미가 없다. 자연계에서 매년 생겨나는 고통의 총량은 어지간한 상상을 다 뛰어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포식자건 기생물이건 고통을 일으키다. 고통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부산물이고, 피치 못할 결과다. 신학자의 신정론은 진화생물학자들에 별 의미가 없다. 악과 고통은 유전자의 생존 방식에서 어차피 계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진화적 시각에서 고통은 왜 존재할까? 자연선택은 고통이라는 경고를 개체가 무시하는 것을 반대한다. 경고를 무시하지 않고 생존하고 번식하기를 원한다. 자연선택은 고통이 생존과 번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그 강도에도 무관심하다. 자연계는 고통의 총량을 줄이려는 여하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13.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있다.

 

자연에 사악한 의도는 없다. 세상은 그저 "우리 주변에 두루 적용되는 법칙들"에 따를 뿐이다. 뱁시벌의 잔인함이나 자연의 무감각한 무관심에 대한 설명은 유전자의 생존 한가지면 충분하다.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있다. 세상의 진실이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그것에 직면해야 한다.

 

더욱 고등한 동물의 생성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것일까? 자연선택은 실용적인 이유에서 뇌의 용량을 키워 왔고 그 부산물로 지성과 영성이라는 고차원적인 재능들이 생겨났으며, 그것들이 집단생활과 언어라는 문화적 환경에서 꽃을 피우게 되었다는 것이 다윈의 세계관이다.

 

생명과 무생명의 차이는 물질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문제다. 생물은 막대한 양의 정보를 갖고 있다. 생존에 필요한 정보는 DNA에 담겨있다. 그 밖에도 면역계, 신경계, 문화에도 담겨 있지만 결국은 DNA의 자연선택이라는 첫 번째 체계에서 나왔다.

 

비록 다윈은 양다리를 걸쳤지만, 지구상 모든 생물이 하나의 선조에서 유래했다고 거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유전암호가 보편적이라는 것이 그 증거다.

 

지구는 자전하여 밤낮이 생기고 태양주위를 공전하여 계절변화를 경험한다. 우리의 삶은 주기의 지배를 받는다. 달의 중력으로 조석이 생기고 조석주기는 바다와 해양생물에게 중요하다. 지구의 자전과 기울어진 자전축, 항성 주위의 공전은 지구 생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태양에너지는 생명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에너지를 공급하고 그 에너지는 순환된다. 우주의 거의 모든 에너지는 우주가 '열역학적 사망'에 이를 때가지 이런식으로 소모된다. 자연선택은 불가능의 펌프다. 통계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우리 지구에서 진화가 시작된 그 경이적인 순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증거가 없다. 단순한 시작이 복잡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과정으로 우리가 아는 것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뿐이다.

 

루이 파스퇴르의 단순한 실험은 미생물의 접근은 막도록 밀봉한 영양액에서는 부패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생명의 첫 단계에 대한 "RNA 세계 이론"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RNA에는 단백질이 진화하여 효소 역할을 맡을 때까지 그럭저럭 효소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고, 또한 DNA가 진화하여 복제자 역할을 맡을 때까지 그럭저럭 복제자 임무도 수행할 수 있었다.

 

우주에는 생명이 드물기는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닐 것이다. 아마 우주에는 수백만 개의 생명의 섬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현실의 발생에서 보는 풍요로움은 진화가 "너무도 아름답고 너무나 멋진 무한한 형태"를 생성하는 최소한의 이유가 될 것이다.

 

풍요로운 화학이 없으면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여러 물리법칙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매번 똑 같은 말을 할 수가 있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세상으을 보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우리는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멋진 무한한 형태에 둘려쌓여 있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 것은 무작위적이지 않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직접적인 결과다. 그것은 지상 최대의 쇼다.